남파랑길 12 (암아교차로 - 배둔버스터미널)
남파랑길 12코스(18.0km)는 창원 진전면 율티리에서 고성군 회화면 배둔리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고성의 대표 관광자원인 당항포 관광지와 고성세계엑스포 공원 등의 자원을 경유하는 코스이다.
나는 각 지역의 관광지나 맛집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런곳은 사람들이 차를 타고 방문하여 인위적으로 가꾸어 놓은 유적과 문화시설을 보고 체험하며 더불어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에 적합하게 조성된 인공적이고 상업적 공간이다. 이제 나는 그런 공간에 대한 애호감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상업성이 적나라한 장소에선 오히려 어떤 혐오감 같은 것도 느낀다.이에 반해 자연이 만들어놓은 순수의 세계는 경이롭다. 어찌 싫을 수 있겠는가?
남파랑길 11코스 종점이자 12코스 시점인 율티 암아교차로에 오후 3시 40분 도착. 지금 출발하면 밤 중이 되어서야 종점인 배둔버스터미널에 도착할 것이다. 코스도를 살펴보니 중간에는 머무를 곳이 없음이 분명하다. 어찌됐건 종점에 도착해야 한다. 배둔리엔 여관도 있다. 그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여관에 투숙할 요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창원 마산합포구 창포리와 시락리 해안길을 지나면 군 경계를 통과하고 고성군 당항리를 거쳐 배둔리에 도착한다. 대부분 해안로이며 산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오늘 석양을 바라보며 걷다 어둠으로 가득한 해변의 마을에 들어설 것이다.
나를 찾아 떠난 길 2
서정윤
바람에 흩날리는 재는
할 일 다하고 등 돌리는
오래된 영혼
아쉬움 없이 멀리 날릴 때
비로소 나를 찾아
떠날 수 있다면
그 떠남은 살아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