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남파랑길 54, 55, 56 (여수 터미널 - 원포정류장)

로드워커 2023. 4. 21. 15:24

여수종합버스터미널

여수버스터미널의 아침, 아침 7시 길을 나선다. 날씨는 흐리지만 여기는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아침이다. 어제는 비 예보가 있었지만 구봉산 임도에서 약간 흩날리는 정도의 비 밖엔 없었는데, 오늘도 비 예보가 있긴 하다. 많이 내리지는 않을 듯. 어제는 12시간을 내리 걸었는데도 지금의 몸 상태는 좋다. 오늘도 종착지는 정하지 않고 길을 가면서 결정할 것이다. 
 
남파랑길 53코스는 7.3km의 길이로 약 3시간이 소요되는 난이도 '보통'의 길이다.

남파랑길 53코스(7.3km: 여수종합버스터미널 - 여수해양공원) ★★★

두루누비에서는 「여수종합버스터미널에서 여수해양공원까지 이어지는 구간, 여수엑스포공원, 자산공원, 오동도, 하멜기념관, 하멜등대 등 해양자원이 분포하여 걷기와 연계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코스」라 소개하고 있다. 관광포인트로 여수박람회장, 오동도, 여수해상케이블카를 꼽는다.

여수엑스포공원과 오동도
자산공원
돌산도를 연결하는 거북선대교, 다리 아래에 여수낭만 포차거리가 있다
54코스 종점, 여수해양공원
남파랑길 55코스(15.6km: 여수해양공원 - 여수소호요트장) ★★

남파랑길 55코스는 15.6km의 길이로 약 5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난이도 '쉬움'의 길이다.
두루누비에서는 「이순신광장, 해양공원, 고소동 1004 벽화마을, 여수항과 국동항, 웅천해변문화공원, 웅천친수공원(해수욕장), 선소유적지, 소호동동다리 등 다수의 관광지가 분포하여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한 코스」라 소개하고 있다.
 
10시경, 해양공원 근처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커피 한잔으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다시 출발한 55코스는 이렇다. 여수해양공원을 출발하면 곧 해안의 구항해양공원이다 ▶곧, 이순신광장을 만난다(내부 관람이 가능한 거북선은 수리 중) ▶여수연안 여객선터미널을 왼편으로 두고 돌면 여수수산시장이다 ▶돌산대교 아래를 지나 국동항 통과 ▶히든베이호텔 해안을 돌아나가면 ▶ 신월동해안길을 지나 아파트 단지인 웅천지구에 도착 ▶ 장도 입구를 지나 이충무공 선소유적지를 통과 ▶여수소호요트장에 도착하여 55코스가 끝난다.

이순신광장 한 켠에 자리한 평화의 소녀상
여수 수산시장
돌산대교
돌산대교 아래에 밀집한 횟집들
▲국동항, 여수 시내에 위치한 호남의 대표적 어항으로 주변에 수산물 가공공장과 선박 수리업체 등이 밀접해 있다.
신월 해안길, 이 길 끝에 웅천지구가 있다
고양이의 어림없는 비둘기 사냥, 웅천지구 벤치에 앉아 어설픈 야생 본능을 목격하다
웅천친수공원, 앞에 보이는 섬이 예술의 섬 '장도'이다
선소대교
▲선소유적지: 고려시대부터 선소마을을 형성하여 배를 만들었던 장소로 왜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충무공 이순신이 나대용장군과 함께 서북선을 만든 곳이다. 가막만 최북단 후미진 곳에 자리하여 앞으로는 가덕도와 장도가 방패역할을 하고 뒤로는 병사들의 훈련장과 적의 통태를 살필 수 있는 망마산이 자리한 천혜의 요새이다.
동동다리에서 바라본 소호요트장

남파랑길 56코스는 14.7km의 길이로 약 5시간이 소요되는 난이도 '보통'의 길이다.

남파랑길 56코스(14.7km: 여수소호요트장 - 원포버스정류장) ★★★

두루누비에서는 「소호요트장을 출발하여 해안가를 따라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 및 한적한 해수욕장 등 조용한 걷기 여행이 가능한 코스,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 한적한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어촌마을 등 다양한 마을을 지나며 마을주민들의 푸근한 인심을 경험할 수 있는 코스」라 소개하고 있다. 
 
오후 2시 30분, 55코스 종점인 여수소호요트장에 도착. 잠깐 갈등한다. 56코스 종점인 원포마을 부근은 숙박시설이 없다. 이곳 소호나 선소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관광안내소에서 버스 시간표를 보니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가보자.

용주마을
화양면 소재지 나진마을

이 구간에는 여수챌린지파크라는 대규모 관광단지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여수관광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민간이 대규모로 화양면 일대 산과 해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이다. 파 헤치고 시멘트를 쏟아붓는 이러한 개발이 여수의 자연과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를 안겨줄까? 아마도 지역의 산과 바다는 황폐화되고 지역주민은 조상 대대로 이어져온 소박한 삶의 터전을 잃게 될 것이다. 지역 발전이라는 논리로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토건세력의 무자비한 개발은 기실 자기 배 불리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이런 근시안적 개발의 폐해는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며 관련 기업, 지자체, 주민들 사이에 풀 수 없는 갈등과 분쟁만을 남기게 될 것이다.

안포마을, 평화로운 마을 앞 포구와 돌담이 멋스런 집
종점을 얼마남겨 놓지 않은 외딴 도로에서 담비를 목격하다. 나와 눈을 마주치기 직전 인기척을 느끼고 숲으로 들어가버렸다.
안포에서 원포를 넘어오는 고갯마루에 방목하는 닭과 비교적 자유스러워 보이는 소 가족
56코스 종점인 원포버스정류장

6시 25분경에 56코스 종점인 원포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길 건너편 정류장에서 버스 도착 안내방송이 들린다. 아마 내가 탈 수 있는 유일한 버스일 듯한  28번 버스가 도착한다. 6시 30분이다. 여수시내 가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휴! 간신히 시간을 맞춰었다. 버스는 오늘 하루를 묵으려 했던 선소는 가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선 선소 가는 버스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갑작스레 계획을 변경한다. 여수버스터미널에서 부산 가는 마지막 버스가 8시 출발한다. 타이밍이 맞아떨어진다. 그래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집으로 가서 쉬라는 신호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