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6일(목) 날씨 맑음
(이상 고온이다. 벌써 한여름의 날씨고 게다가 심한 봄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아침에 나와 저녁 무렵까지 하루 종일에 걸쳐 금정산 산성 4문 종주를 했다. 범어사에서 출발해 다시 범어사로... 힘들었지만 종주는 보람 있었다. 산성 4문 순환 종주는 대단히 훌륭한 등산 코스이자 걷기 코스다. 금정산을 속속들이 느끼는 시간이다. 부산의 '갈맷길' 걷기 코스도 일부 중첩된다.
금정산 안내 리플렛에 금정산성을 이렇게 적었다.
「금정산성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길이 18,845m, 성벽 높이 1.5~3m, 총면적 약 2,512천 평)로 4대 성문과 망루들이 있고 성곽과 빼어난 산세가 함께 어우러져 그 자체가 천연 요새이다. 등산객과 행락객, 산악인들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으며 금정산의 보배이자 부산 시민의 자랑이다.」

금정산성 4문(북문,서문,남문,동문) 순환 종주는 어느 곳이든 편한 곳에서 시작하여 출발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완성된다. 나는 범어사에서 북문으로 올라 서문-남문-동문-북문 순으로 순환 종주를 했다.
오전 9시 범어사입구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범어사역에서 90번 버스 이용) 여기서 출발하여 북문까지 산을 오르면 4문 종주의 시작이다. 10시 조금 못 미쳐 금정산성 북문에 도착한다. 청명한 날씨 덕분에 한 폭의 그림처럼 금정산의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고당봉에서 서문 방향으로 진행하면 고당봉 바로 아래가 미륵봉이며 웅장한 바위 아래 미륵사가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커피 한잔을 하며 먼저 와 있는 산행객과 잠깐 얘기를 나눈다.



미륵사에서 서문을 향해가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이 계속된다. 등산로는 성곽을 따라 가는데 무너져 있는 성곽의 옛 흔적을 볼 수 있다. 장골봉에는 제1 건물지 복원공사 현장도 있다. 부산학생교육원 석문을 통과해서 대천천 계곡에 이르면 드디어 서문이 나타난다.





서문은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계곡에 세워진 것으로 동문보다 규모는 작지만 아름답고 견고하게 지어졌다. 금정산의 서쪽 구릉지(해발 230m)에 위치하고 방어사찰인 해월사에서 관리하여 '해월문'으로도 불린다. 낙동강, 김해, 구포 방향의 관문이다. 여기서 준비해 간 김밥으로 점심 식사를 하다.







남문에서는 북쪽으로 고당봉이 정면으로 올려다 보이고 남쪽으로는 백양산이 보인다. 백양산과 남문 사이는 만덕고개와 만덕산이 자리한다. 그리고 금강공원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 종점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금정산성부설비>의 기록에는 "1808년 초 봄에 기둥과 들보를 100리 밖에서 옮겨오고, 벼랑 끝에서 험준한 바위를 깎아내어 메고 끌어당기는 사람이 구름처럼 많이 모여 들어서 만 사람이 일제히 힘을 쓰니 149일 만에 남문의 초루가 완성되었다"라고 쓰여있다.










산성 4문 종주 코스를 요약하면...
범어사 - 북문 - 고당봉(801m) - 미륵봉(711m) - 서문 - 가나안 수련관 - 파리봉(615m) - 제1망루 - 상계산 - 망미봉(605m) - 남문 - 동제봉(545m) - 제2망루 - 대륙봉(520m) - 산성고개 - 동문 - 나비바위 - 제3망루 - 부채바위 - 제4망루 - 의상봉(640m) - 무명바위 - 원효봉(687m) - 북문 - 범어사 (범어사 구간을 제외하고 북문에서 북문까지 4문 종주코스는 약 18km에 이른다)

산행을 마치고 다시 범어사 입구 버스정류장에 도착. 차를 파는 노점이 보여 다가간다. 박스 종이에 칡즙이라 써 놓았다. "한 잔 주시오. 생칡즙이지요?" 오랜만의 칡즙이 시원하다. 지쳐보였는지 주인아주머니가 먹고 있던 번데기를 조금 나누어 주신다. 굿 서비스. 추억의 번데기, 정말 맛있게 먹었다. 아! 버스가 오네요. 또 봅시다. 안녕히 게세요.
청산은 나를 보고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 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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