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파랑길

남파랑길 11 (구서분교 - 암아교차로)

by 로드워커 2023. 2. 19.

진동만
남파랑길 11코스도

 

남파랑길 11코스는 구서분교 앞에서 출발하여 광암해수욕장과 광암항 그리고 진동면을 지나 신기마을 암아교차로까지의 16.0km의 구간으로 해안길을 따라 작은 항구와 해안마을을 감상하며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코스이다.

20230219 일요일 오후 컴퓨터 앞에서... 연풍에 다녀왔다. 사과나무 전지를 하러 갔지만 일보단 그냥 술 마시고 놀다 온 느낌이다. 월요일에 가서 토요일에 돌아왔다. 다시금 시골 농촌의 모습을 보고 왔다.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말할 수 없는 시골의 삶이 거기에 여전히 있었다. 불안한 마음은 갈등을 부른다. 불안에서 벗어나는 것은 중요하다. 이 나이에 발목 잡히는 것은 안될 일이다. 남은 시간 자유롭게 훨훨 이 땅을 돌아다녀라 우리 산천 이곳저곳 돌아볼 곳이 좀 많은가.

행복의 첫 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용어에 해당한다. 위를 보지 말고 아래를 보라. 그러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경우는 줄어들고 타인의 처지에 연민을 느끼는 측은지심이 생겨날 것이다. 그것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에너지이고 주변을 아름답게 만드는 출발이 된다.


20230221(월) 병이 확실하다. 집안에 가만히 있자니 좀이 쑤신다. 길 위에서만 마음이 편하니 길병(?)이라 해야 하나. 10시 대충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선다. 생수 한 병, 김밥 2줄 넣고 버스를 탄다. 마산버스터미널에 가서 63,65번 시내버스를 타고 11코스 시작점 구서분교까지 가야 한다. 얼마가 걸릴진 예측불가다. 11시 마산행 버스 탑승. 12시를 넘겨 마산버스터미널 도착해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보니 63, 65 버스 도착정보가 없다. 에라 모르겠다, 도착하는 70번 진동면으로 가는 버스에 오른다. 거기도 11코스 중간지점이니 우선 가고 보자는 맘이다.

1시 30분 진동버스환승센터에 도착.  점심은 대합실서 김밥 한 줄로 때운다. 여기는 11코스 중간지점이다. 역주행하여 출발지 구서분교로 가기엔 영 맘이 내키지 않는다. 길은 이어져있고 가야 할 길은 멀고도 멀다. 그래, 상황과 형편에 맞게 편하고 즐겁게 걷자. 굳이 코스를 꼬박꼬박 발로 밟아야만 하는가! 11코스 종점을 향해 길을 나서는데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돌풍이 몰아친다. 햇살은 너무 좋은데 바람이 거세다. 추운 느낌도 들어 옷깃을 여민다. 바람이 말썽이네 오늘은 계속 이럴 것 같다. 저녁이 되면 분명 바람은 자리라. 

진동시내버스 환승센터
고현마을과 진동항
진동항, 항구의 입구를 지키고 선 빨강, 흰 등대 그리고 저 멀리엔 거제도가 보인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은 5천여 세대에 1만 2천여명이 살고 있다(2011년 기준) 구산면과 해변으로 인접하고, 진해만 일부가 진동만까지 접하여 남서편이 고성군 동해면이 있고, 정남으로는 멀리 거제도와 서로 바라보고 있다.

어촌마을엔 이런 폐어구가 산처럼 쌓여있다. 어느 어촌마을이든. 그래도 여기는 나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진동의 특산물이 미더덕과 오만둥이이다. 마을의 길 명칭도 미더덕로이다.
지질학 문외한이라 무어라 불러야할진 잘 몰라도 해안로를 따라 펼쳐진 암석층의 모습이 멋있다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장석주

너무 멀리 와버리고 말았구나
그대와 나
돌아갈 길 가늠하지 않고
이렇게 멀리까지 와버리고 말았구나

구두는 낡고, 차는 끊겨버렸다
그대 옷자락에 빗방울이 달라붙는데
나는 무책임하게 바라본다, 그대 눈동자만을
그대 눈동자에 새겨진 길을
그대 눈동자 속에 새겨진 별의 궤도를

너무 멀리 와버렸다 한들
이제 와서 어쩌랴
우리 인생은 너무 무겁지 않았던가
그 무거움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고단하게 날개를 퍼덕였던가

더 이상 묻지 말자
우리 앞에 어떤 운명이 놓여있는가를
묻지 말고 가자
멀리 왔다면
더 멀리 한없이 가버리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