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네 번째 Tour의 출발 날짜를 25일(화)로 정하고 광주행 버스표를 예매했다. 노포동 출발 첫 차이다. 25일, 새벽 5시에 기상하여 조금 여유를 부린 것이 화근이었다. 집 앞 정류장의 버스를 놓쳤다. 광주행 버스를 놓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맘이 바빠졌다. 길거리를 뛰게 만들고 택시를 타고 몇 개의 정류장을 앞 질러 겨우 노포행 버스에 올랐다. 시간을 가늠해 보니 조금 아슬했지만 다행히도 광주행 버스 탑승에 성공했다. 출발부터 영 모양새가 나지 않는 4차 투어다. 노포-광주-무안-현경의 순으로 이동하여 12시가 못되어 현경면 소재지에 도착했다.
34코스 17.2km 5시간 30분 난이도 쉬움(554.1)
2025년 2월 25일(화) 서해랑길 4차 투어가 시작됐다. 무안군내버스로 현경면에 도착, 길가 식당에서 백반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면사무소 앞 조경석에 걸터앉아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배낭을 챙겨 메고 현경중학교 뒤편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니 서해랑길 34코스가 나를 반긴다.
무안 현경면을 출발하면서 '설'에게 전화를 했다. 설은 고창에 산다. 우린 인생 첫 직장의 동료다. 나를 형이라 부르지만 내게는 친구같은 존재이다. 설은 깨어있는 의식을 가진 로맨티스트이다. 농담조로 자신의 외모를 자랑하는 것을 빼면 유유히 겸양하는 선비의 모습이 베어난다. IMF가 닥치자 우리는 회사를 나왔다. 설은 퇴직하고 섬유 관련 사업을 하다 갑작스레(적어도 내게는) 살고 있던 반포아파트를 정리하고 귀농해 버린 친구이다. 당시는 귀농이 낯설던 시절이었다. 통화는 가끔 하지만 못 본 지 몇 년은 된 것 같다. 설은 와이프에게 출타를 고하고 오겠다고 한다. 우리는 길에서 만날 것이고 그간의 회포를 풀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감방산에서 흘러 내리는 물이 마을 앞으로 흐른다 하여 '유수정'이라 하였다고 한다. 200여 년 전에 장흥 고씨가 처음으로 터를 잡고 산 곳이라 한다.(마을회관 유래비에서) 내가 아는 사람 중 장흥 고씨는 없는 것 같다.
걷던 중 '후동마을'이란 이정표를 보는 순간 홍천 후동리가 떠올랐다. 아! 여기도 후동마을이 있구나. 길진 않았지만 그래도 몇 년을 살았던 홍천 동면 후동리의 집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사람 손이 안 가면 무너지는 게 시골집인데 혹시나 하고 걱정이 되었다. 언제 다시 가 볼 수 있는 기회가 올까? 길을 걸으며 홍천의 시간들을 이리저리 추억해 본다. 좋았던 시절이었다.
함해만(함평만)은 반폐쇄적인 만으로 길이는 17Km, 폭은 약 1.8Km이며 면적은 344㎢에 달하고 입구는 칠산바다와 만난다. 109.2Km의 해안선이 원시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무안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이다.
무안의 행정구역은 3읍 6면으로 나뉘고 면적은 449㎢ 이며 2025년 현재 인구수는 92,900여 명이다. 우리나라 서남단에 위치하여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으며, 북으로 영광군과 접하고 감방산이 함평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동으로는 영산강을 경계로 나주시, 영암군과 인접하고, 서로는 목포시와 신안군에 인접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야산지대로 형성되어 있으며 사질 및 점토질 토양이 많아 양파, 마늘, 고구마, 참깨 등 고소득 작목재배에 적합하다.
함평의 행정구역은 1읍 8면이며 면적은 392.1㎢(전남의 3.2%)이고 인구는 30,010명이다.
육지 끝이 바위로 되어 있어 ‘돌머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돌머리해수욕장은 1㎞의 은빛 백사장과 넓은 소나무숲이 어우러져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다. 함평읍 석성리 석두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해변이다. 석두(石頭)라는 이름은 원래 돌머리라는 우리말로 된 마을 이름을 한자어로 쓰다 보니 석두가 되어 버렸다. 바닷물이 빠지면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에서 게, 조개 등이 살아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돌머리해수욕장에서 해 질 무렵 만나볼 수 있는 아름다운 낙조도 일품이다.(함평군 홈페이지)
오후 4시 경 34코스 종점인 돌머리해변에 도착했다. 오늘의 걷기는 거의 끝이 났다.
설이 와이프 허락을 득하고 이곳으로 왔다. 주포한옥마을에 주차를 하고 해안도로를 걸어오고 있다. 우리는 저 앞 어디선가 조우할 것이다. 오랜만의 만남, 쑥스러운 표정의 악수 그러나 곧바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희희낙락할 것이다. 그리고 황의 고향 함평읍으로 들어가 숙소를 정하고 소박한 음식점에서 소주도 한 잔 나누게 될 것이다. 친구를 만나기 100m 전이다.
주포한옥마을은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를 한껏 느껴볼 수 있는 곳으로 마을 입구에서 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면 돌머리해수욕장의 너른 바다를 마주할 수 있으며, 함평만 낙조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주포한옥마을은 현재 총 50동의 한옥 중 30여 동이 한옥 민박으로 운영되고 있다.(함평군 홈페이지에서)

오늘의 걷기는 설을 만나면서 끝이 났다. 설의 차를 타고 함평읍으로 이동했다. 설의 생각은 나와 일치했다. 드디어 황의 고향에 왔다고 하니 설 역시 그 생각을 했다고 공감했다. 우리는 즉시 '황 추억하기' 모드로 들어갔다. 황과 나는 입사 동기이다. 황과 설은 5년 정도 나이 차이가 난다. 내가 그 중간쯤이다. 그리고 설의 사수는 황이다.
내가 많은 동기들 중에서도 황과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건 그의 마음씀 때문이다. 어설프고 불안정한 나를 항상 따뜻한 시선으로 대해준 황이다. 고마운 친구다. 역시 좋은 사람은 짧게 사는가? 젊은 나이에 가족과 친구들을 두고 먼 곳으로 가버렸다. 안타깝다. 가버린 친구에게 바친다. 내 마음의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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