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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해파랑길 18-19코스(칠포해변-영덕 강구항)

by 로드워커 2022. 4. 7.

흥해읍 일출

 

20220406() motel처럼 편리하지 않아도 나름 분위기가 괜찮은게 민박인거 같다. 온수 샤워가 좀 불편하고 이부자리가 정결치는 않아도 그냥 친구집 문간방에서 자고 일어난 기분이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공기가 상쾌하다. 잠자리를 대충 정리하고 길로 나선다. 어제의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 간단한 요기를 하고 생수를 배낭에 넣고 오늘의 여정에 나선다. 640. 포항 흥해읍 기온 13, 습도 25%, 바람 4m/s. 오늘은 강구항까지 걷고 다시 집으로 갈 예정이다.

해파랑길 18코스도

 

해파랑길 18코스는 칠포해변-오도리해변-월포해변-화진해변에 이르는 19.2km이다. 오늘은 출장 걷기 3일째이다. 집과 코스를 오가며 걷고 있지만 숙박을 하며 걸으니 훨씬 속도도 나고 진도도 빠르다. 종착지 강원도 고성에 도착하고픈 마음이 점점 더 커진다. 걷는 중 오후 두세시를 넘기면 다리가 그리 편치는 않다. 잠시 쉬기 위해 앉았다 일어서면 처음 1-2백 미터는 발걸음이 잘 시원스레 옮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금방 속도가 붙는다. 아직 반도 못 왔지만 강원도 고성이 지척인 듯한 느낌이다.

미역캐러 바다로 들어가는 해녀들
모두 모여 미역널기 - 사람사는 곳이면 어김없이 미역을 말리는 손길들이 분주하다.

걸으면서 여러 생각을 한다. ‘나에게 걷기란’ ‘미국이란 나라에 대해’, ‘보는 만큼의 의미를’ ‘죽을 자와 살아갈 자등등.

해파랑길 19코스도

 

해파랑길 19코스는 영덕군 구간으로 화진해변-장사해변-구계항-삼사해상공원-강구항에 이르는 15.7km이다. 여기 화진해변은 부산 오륙도서 316.8km, 고성 통일전망대서 453.1km 지점이다. 가야할 거리가 더 멀지만 많이 왔다.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교란을 위해 위장 상륙작전을 펼쳤다는 장사에 도달한 시간이 거의 12시 쯤이다. 해수욕장 입구 거리에 서울해장국이란 식당에 들어가 점심식사를 해결한다.

장사상륙작전

 

오후에도 앞만 보고 부지런히 걷는다. 330분 경 19코스 종착지 강구항 버스터미널 앞 도착한다. 강인지 포구인지 다리 너머 건물들에 대게들이 잔뜩 붙어있다. 강구항 대게거리. 여기서 이번 23일의 걷기를 종료한다. 강구-포항-부산터미널 버스로 귀가길에 오른다.

길은 강원도 고성으로, 이정표는 이렇게 가라하네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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