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토) 간밤의 여관은 편안했다. 6시 10분, 산책을 나선다. 어젠, 밤에 도착하여 가지 못한 죽도산으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축산항의 아침이 한 폭의 그림이다. 축산항은 영덕의 대표적인 어장이며 대게 위판장으로 유명하다.
항구 거리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그리곤 여관으로 돌아가 오늘의 출발을 준비한다.
22코스는 축산항에서 시작해 대소산 봉수대, 목은 이색 산책로, 괴시리 전통마을 지나 고래불해변에 도착하는 16.3km의 코스이다. 어제 산길을 많이 걸었으므로 오늘은 산길을 택하지 않고 바닷가 길을 따라 쭉 걷기로 했다.
기온 17도, 습도 27%, 바람 5m/s, 아침인데도 더운 기운이 느껴진다. 뉴스에서는 이상기온이라 한다. 낮엔 한 여름에 버금가는 날씨가 될 것이다. 크게 불편하진 않다. 추운 것보다는 낮다. 걷기엔.
23코스는 고래불해변에서 출발해 백석해변과 금곡교를 지나 후포항에 이르는 11.6km의 비교적 짧은 구간이다. 바다를 옆에 두고 어촌마을과 해변을 지나는 조용한 코스.
4시 50분 경 후포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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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안이나 우리나라 동해안이면 모두 대게가 잡힌다고 한다. 포항, 속초 등의 항구에도 대게를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그러나 영덕과 울진이 대게 마케팅에 열심이고, 두 지자체가 모두 대게축제를 여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게를 둘러싼 이미지 전쟁이다. 서로가 원조며 최고의 대게 생산지이자 판매처라 홍보한다. 사실 같은 바다에서 잡는 대게가 아닌가. 내 느낌으론 영덕대게가 마케팅 전쟁에서 조금 우위에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다.
대게는 상당히 비싼 음식이다. 그래서 서민들이 먹기에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먹기로 했다면 후회가 없어야 한다. 겨울인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가 살이 꽉차고 달고 맛있다하니 이때가 아니면 대게를 선택해서는 안될 것 같다.
‘청양고추’가 생각난다. 경상북도 청송군과 양양군 일대의 매운 고추가 유명하여 두 군의 앞 글자를 따 ‘청양고추’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게 잘 알려지지 않고, 어찌된 영문인지 충청도 청양군의 고추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경상북도 지역 농민들은 원통해 한다고 들었다. 지역 특산물 마케팅에서 이미지를 도둑 맞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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