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코스 10.1km 3시간 30분 '보통' (743.3)


해안을 따라 걸으며 변산반도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바다와 노을 감상은 물론 남도의 별미를 맛볼 수 있는 코스이다. 전북의 대표적인 노을사진 명소 '부안솔섬', <불멸의 이순신> 촬영지 '전라좌수영세트장', 해산물이 풍부하고 노을이 아름다운 관광어항 '격포항'이 있다.


2025년 3월 9일(일) 투어 4일 차. 오전 6시 30분 출발을 위해 숙소에서 나왔다. 서해랑길 입간판 앞으로 일군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밤새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다. 가슴 배지를 보니 산악동호회 사람들이다. 어디서 오시냐고 물었더니, 격포에서 밤을 새워 걸어왔다고 한다. 야간보행이라니 대단하다. 산악회 사람들이니 야간산행보단 수월했을까? 그중 한 분이 술병을 들고 다가와 한 잔 하시겠냐고 권한다. 해장술도 아니고 그냥 새벽주다. 애주가 파이팅입니다. '너무 많이 드시지는 마세요'. 어제의 피로는 많이 가셨다. 다리 상태도 별 이상을 느낄 수 없다. 오늘의 걷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변산면 도청리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전북학생해양수련원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다. 솔섬은 서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보여주는 명소 중의 하나이다. 솔섬의 일몰은 솔섬에서 보는 것이 아닌, 육지의 솔섬 앞 수련원에서 섬 뒤로 지는 해를 감상하는 것이다. 솔섬 자체는 밀물과 썰물에 따라 해안과 분리와 연결이 반복된다. 솔섬은 부안군 지질 명소 6개소 ‘직소 폭포, 적벽강, 채석강, 솔섬, 모항, 위도’ 중 한 곳이다.


궁항전라좌수영세트장의 방문은 생략하고 도로를 이용해 격포마을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마을을 지키던 높이 26m, 둘레 7m의 팽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되어 왔으나, 1999년 가을의 큰 태풍으로 뿌리가 뽑혀지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보호수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어린 느티나무를 심어 관리하고 있다.(안내판 요약) 공터로 두지 않고 어린나무를 심어 마을의 상징으로 키워가는 동네 사람들의 지혜가 느껴진다.

격포항은 해양수산부에서 정한 우리나라 '아름다운 어촌 100개소' 중 한 곳이다. 고군산도, 홍도 등 서해안도서와 연계된 해상교통의 중심지이다.


47코스 14.3km 4시간 30분 '쉬움' (752.2)

변산반도의 수천만년 자연이 만들어 낸 바위 절벽의 해안 절경을 마주하는 코스, 적벽강과 채석강 등 언제나 관광객이 붐비는 부안의 대표 명소를 지나는 코스이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봉우리 '닭이봉', 중생대 백악기의 화강암과 편마암의 퇴적암층으로 장관을 이루는 '채석강', 절벽 사이에 위치해 물이 맑고 조용한 '격포해변', 서해의 수호신 수성할미에 관한 전설이 있는 '수성당', 붉은 색을 띤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진 해안 '부안적벽강'이 있다.


기암괴석들과 수 천 수 만권의 책을 차곡차곡 포개 놓은 듯한 퇴적암층 단애로, 중국의 채석강(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던 중 강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고 전해지는 곳)과 그 모습이 흡사해 채석강이라 부르게 되었다. 퇴적암층이 절경이다. 강이 아닌 바다, 채석강은 썰물 때 드러나는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과 닭이봉 일대의 층암절벽과 바다를 총칭하는 이름이다.






적벽강은 부안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이 있는 연안으로부터 용두산을 감싸는 붉은 절벽과 암반으로 펼쳐지는 2km의 해안선 일대를 말한다. 중국의 적벽강만큼 경치가 뛰어나서 붙었다고 한다. 아마 중국 삼국시대의 조조와 주유 그리고 제갈공명이 펼친 적벽대전이 벌어진 강일 것이다.(나의 추측이다. 중국은 너무 넓어 적벽강이 여럿일 수 있으니...)



회화나무는 낙엽활엽수종으로 높이 30m, 직경 2m까지 자랄 수 있어 은행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왕버들과 함께 우리나라 5대 거목 중 하나이다. 여기 안내판에는 ' 500년 전 부안현청에 심어졌던 것으로 수령이 다한 몸통을 수거, 보관하다 반월안내소 개소를 기념하여 2013년 여기에 세워 두게 되었다'라고 적고 있다.

고사포해수욕장에서 약 2km 정도 떨어진 하섬은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에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이때 바닷길 양옆으로 김을 매는 말뚝이 늘어서 있어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고 한다.





12시 30분을 넘어 고사포해수욕장을 빠져나오자 식당 건물이 보였다. 뭔가 먹을 요량이었는데 ...... 이 일대에서는 보기 어려운 규모의 식당이다. 관광객 대상의 바지락죽 전문 식당인 모양이다. 식당은 건물의 2층에 있다. 1인인 경우 선택할 메뉴는 한정된다. 육회비빔밥을 주문했다. 인근에 하나밖에 없는 식당에서 밥값을 따지는 건 사치다.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음식은 나쁘지 않았다.
이렇게 장황하게 적어 놓는 것은 이후 발생한 문제 때문이다. 혹 치매 초기 증상은 아닐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한 후 커피를 뽑아 1층으로 내려왔다. 주차장 옆 그늘진 야외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 춥단 생각이 들어 양지바른 쪽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곤 배낭에 물건들을 정리하던 중 지갑이 보이지 않는다. 옷의 주머니와 배낭을 샅샅이 뒤져도 지갑이 없다. 오 마이갓! 갑자기 당황했다. 당황은 침착을 뭉갠다. 어디에 떨어졌나, 테이블을 옮길 때 거기 두고 왔나, 혹 누가 집어갔나? 이층 카운터로 올라가 지갑이 없어졌다 혹 신고 들어온 건 없는지 물었다. 없다였다. 앉은자리를 다시 가보고 신발장도 살펴보고 옷을 다시 확인하고 배낭을 다시 뒤져봐도 없다. 확실히 없다. 카드 분실 신고를 해야 하나, 혼자 온 머나먼 전라도 땅에서 이젠 어떡하나 등 머리가 복잡해진다. 당황에 걱정이 더해졌다.
카운터의 아들은 1층에서 주차관리를 하던 아버지를 호출했다. 2층으로 온 아버지는 CCTV를 확인한다. 이상이 없는데... 뭐 흘린 것 같지 않은데... CCTV는 내가 식사를 마친 후 테이블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화면을 재생했다. 카운터로 와 지갑을 꺼내 카드로 결제를 한다. 그리고 지갑을 배낭에 넣는다. 그 화면을 보는 순간 나는 얼른 배낭을 확인했다. 있다. 아! 죄송합니다. 지갑이 있네요.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꾸벅꾸벅.... 배낭의 비밀포켓 같은 곳에 지갑이 들어갔다. 왜 그곳을 확인하지 않았을까? 이런 멍청함은 치매 증상이 아닐까?


변산해수욕장의 관광안내센터 한 귀퉁이에 서해랑길 쉼터가 있다. 구경 삼아 들어갔다. 근무자가 없다. 방문자 일지에 내 이름을 적고 생수 한 병을 배낭에 넣고 나오는데 안내센터에서 한 남자가 나를 보고 다시 들어오시라고 부른다. 서해랑길 여행자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내게 조그만 박스 하나를 건넨다. 열어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왕년의 불량과자란 과자는 다 담겨있는 종합선물세트다. 어린 시절 종합선물세트의 위력은 얼마나 대단했던가. 월남에서 가져온 시리얼 박스는 또 어땠는가? 언뜻 그런 생각도 든다. 어쨌든 재밌는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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