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73코스는 길이가 17km이고 약 6시간이 소요되는 난이도 '쉬움'의 길이다.
두루누비에서는 「대전해수욕장에서 내로마을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해안경관과 내륙경관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코스, 걷기 여행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고흥 해안을 따라 형성된 다양한 마을을 지나며 해안 어촌마을의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라 소개하고 있다.
대전해수욕장 출발 - 송정마을 - 해변길을 지나 예회마을 - 해변을 지나 성리지 통과 - 용산천을 따라 내륙방향으로 - 와룡교 건너 다시 용산천 반대편 길 - 용산지(농업용 공용 저수지)에서 우회 - 금성마을 - 동촌마을 - 사전천 방조제 통과 - 내로마을 도착
우리는 흔히 전원 속에 포근히 자리잡은 시골 마을을 보면 '목가적이다', '평화롭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상은 과연 그러할까? 그것은 도시인들의 낭만적 상상이다. 그곳엔 고단한 삶이 있다. 속칭 '그림 같은 풍경' 속에 사는 사람들은 들과 바다에서 하루 종일 중노동에 시달린다. 감당키 어려운 노동에 손마디는 부르터고 팔다리에는 통증이 떠나지 않는다. 할멈의 허리는 자꾸 굽어진다. 술로 하루를 달래는 할아범들의 얼굴을 시커메진다. 집 마당은 농기구와 어구들로 산만하기 그지없고 일터에서 돌아온 그들은 어서 몸을 눕혀 쉬기를 바랄 뿐이다. 지친 몸을 놀려 저녁 식사를 하고 TV를 보는 것이 하루의 전부다. 그나마 저녁 뉴스를 다보지도 못하고 잠들어 버리기 일쑤다. 그림 같은 풍경 속에 '낭만'은 없다.
산에 오르다 보면 쭉 뻗어 멋있게 생긴 나무도 많지만 가시덤불을 이루어 산행을 힘들게 하는 떨기나무도 있다. 그중 하나가 찔레나무다. 쓸모없는 귀찮은 나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찔레나무는 쓸모가 많은 나무다. 봄이 한창 무르익을 때쯤 하얀색 또는 연분홍 꽃이 피는데 소박하면서 은은한 향기와 함께 흰색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 아주 잘 맞는다. (우리 생활 속의 나무, 2008. 정헌관)
우리가 잘 아는 노래 가사는 이렇다. ♪♬ 하얀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오후 5시를 조금 넘겨 73코스 종점인 내로마을 광장에 도착했다. 집 앞에서 마늘종을 다듬고 있는 아주머니 한 분께 고흥 가는 버스가 있냐고 물었다. 오늘은 고흥읍에서 잘 계획이었다. 아주머니 왈 고흥 가는 버스는 없고, 과역으로 가는 버스만 있는데 아까 4시 30분에 지나갔다고 한다. 다음은 막차인 6시 30분인데 여기선 과역까지 걸어가도 멀지 않다고 한다. 잠시 고민했다. 오케이! 과역은 지난번에도 하루를 묵었던 곳이니 그 여관(하나뿐인 여관)에 투숙하면 될 것 같다. 과역까지 5km, 약 1시간을 더 걸어야 한다. 오늘의 임무를 마쳤는데 또 걷는 건 내키지 않지만 도리가 없다. 알려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코스에 없는 과역면을 향해 도로를 걷는다. 저녁식사와 잠자리가 과역에 있다. 나하고 인연이 맞는 모양이다. 과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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