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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해파랑길 770km 마침(50코스)

by 로드워커 2022. 5. 5.

20220501(일) 5월이다. 날씨 맑음.
아침 7시, 거진항 도로변. 기온 11도, 습도 46%, 바람 2m/s.
 
친구들과 하룻밤을 보낸 여관에서 나와 근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메뉴는 갈치조림과 제육볶음. 오랜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한다. 갈치조림이 상당히 맛있다. 편의점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한 잔 하고 어제 걷기 중단 지점 대진항으로 이동한다. 부산 촌놈들의 기분은 아침부터 업된 상태다.
 

부산 촌놈들 강원도 고성에 오다
대진항, 잡아온 생선을 위판장에 내린다(방어,대구 등)

 

해파랑길 마지막코스, 50코스

 

해파랑길 50코스는 770km 해파랑길의 마지막 코스로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에서 시작해 명파해변과 제진검문소를 지나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10.9km의 구간이다.
 
이 마지막 구간은 몇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우선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에서 입장 인원 전원에 대한 신고와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하며 -입장료 1인당 3천 원, 주차비 5천 원- 이후 제진검문소까지만 도보 이동이 가능하고 검문소부터는 차량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 물론 대중교통이 없으니 자가용을 가지고 통일전망대까지 이동해야 한다.
 
대진항에서 우리 네 사람은 목적지 통일전망대를 향해 출발한다. 그런데 제진검문소까지 누군가는 승용차로 이동해야 한다. 운전을 피하려 미묘한 실랑이가 있다. 결국 동식은 차량 이동, 용섭이와 춘섭이는 나와 같이 걷기로 했다. 음~ 난감하네. 마지막 명파해변, 제진검문소까지의 길은 혼자가 아닌 셋이 걸었다. 혼자 걸어도 좋지만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걷는 코리아둘레길도 의미가 더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현재는 시간이 허락지 않으니 아쉽다. 앞으로 그런 기회가 오리라.
 

출입신고소에서 절차를 마치고 제진검문소에 도착한 우리는 이후 차량으로 해파랑길의 종점이자 대한민국 동해안의 마지막 지점, 고성 통일전망대에 도착했다.
 
고마운 친구들과 해파랑길 770km 완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전망대에 올라 북녘 땅을 바라보고, 다시 한번 쳐다보고 그리고 아쉬움을 남기며 몸을 돌려 남쪽으로 향한다. 부산으로...
 

붙여서; 나는 2022년 3월 16일부터 5월 1일까지, 부산 오륙도서 출발해 47일 만에 고성에 도착했다. 부산, 울산 구간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에서 출퇴근하는 방식으로 걸었고, 경주·포항 구간은 1박 2일, 영덕은 2박 3일, 이후는 3박 4일 등으로 날자를 늘여가며 숙박 형태로 걸었고, 마지막 강릉-고성 구간은 5박 6일의 걷기였다. 순수 걷기 일자는 총 28일이다. 거리는 770km. 단순 계산으로 나누면 하루 평균 27.5km를 걸었다. 신발도 덕분에 폐차 직전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동방법인 걷기는 '접촉'을 가능하게 한다. 사실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규격화된 문명과 온실 속 문화에는 이제 싫증이 난다. 내 박물관은 길들과 거기에 흔적을 남긴 사람들이고, 마을의 광장이며, 모르는 사람들과 식탁에 마주 앉아 마시는 수프인 것이다.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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