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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평화의 길

DMZ 평화의 길 2,3코스(문수산성에서 전류리포구까지)

by 로드워커 2025. 10. 22.

DMZ 평화의 길 2코스는 김포 문수산성 남문에서 애기봉 입구까지 이어지는 길이 7.8KM의 약 3시간 30분이 걸리는 난이도 '어려움'의 길이다. 한강 너머 북한을 조망할 수 있는 길로 문수산을 오르는 등산로를 비롯해 숲을 지나게 된다. 코스 내 김포 평화쉼터가 있다.

10150730 문수산성 남문 도착

문수산은 김포 월곶면 북단에 위치한 고도 376m의 산이다. 사계절의 경치가 아름다워 김포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산 아래 염하강(강화해협)과 한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맑은 날 강 건너엔 손에 닿을 듯 북한 개성의 송악산까지 볼 수 있다. 과연 전망대에서 바라본 경치는 아름답다.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강화해협의 물길이 아주 멋있어 보였다.

남문에서 조강저수지까지의 경로
10150810 문수산 전망대에서,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강화해협
문수산성

문수산성은 경기도 김포시 문수산에 있는 조선 후기 산성이다. 1694년(숙종 20)에 강화도의 방비를 위해 쌓았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과 전투가 벌어진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문수산 정상부에서는 삼국~통일신라시대에 쌓이고 운영된 성벽이 발굴되어 조선시대 이전부터 이곳이 군사 요충지였음을 알 수 있다.(출처:한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성곽은 잘 정비되어 있다.

10150905 문수산을 내려와 마을(고막리) 길로

고막리를 지나다 송신탑을 뒤덮은 칡덩굴을 보고 궁금점이 생겼다. 칡덩굴의 생명력과 위세는 정말 대단한데 과연 수직으로 어느 정도의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50m, 100m 아니면 더 높이도 가능할까? 그러다 챗GPT와 인공지능을 생각하며 길을 걷는다. 당연하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는 인간이다. 문제는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을 넘어 인간계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를 멈출 수 있을까이다.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과 전쟁을 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지도 모른다. 스피노자가 내일 지구가 망해도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 했는데, 작금은 오히려 내일 지구가 망해도 오늘의 파괴적 행위는 멈추지 않으려는 것 같다. 지구인은 자멸을 향해 무한질주 중이다. 

10150947 조강저수지
철새, 큰기러기? 강화, 김포 일대에 아주 많다. 녀석들이 비행을 하면 굉장히 시끄럽다.

김포 개곡리의 한 농촌 마을 모습, 여기 지역엔 전통농가보다 전원주택의 수가 훨씬 많다. 도시인들이 농촌인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밀어낸다기보다는 농민의 자연소멸이 맞겠다. 이런 현상은 더 가속화되지 않을까?

김포 DMZ 평화의 쉼터(게스트하우스로 운영 중)
애기봉 입구, 2코스 종료

 

DMZ평화의 길 3코스는 애기봉 입구에서 김포평야를 지나 한강 하구의 대표적 어장인 전류리포구까지 이어지는 길이 16.7KM의 약 5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난이도 '보통'의 길이다. 김포평야의 탁 트인 농로와 한강의 철책 사잇길을 걷는다. 겨울철엔 재두루미 등 철새의 관찰이 가능하다.

가금리 쌍 느티나무 보호수(수령 450년)

앞으로 며칠간 흐리고 비가 온다는 예보다. 비가 오기 전 햇살이 가득 내리는 길을 충분히 걸어 놓는다는 마음으로 감사히 걷는다

김포 하성면 가금리 길가의 쉼터에서 점심을 먹다. 메뉴는 어제 저녁부터 계속 치킨으로 때우는 중이다. 사실 시골길을 걸으며 변변한 식당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10151145 전류리포구로

마근포구 가는 길. 마근포구는 한강 하구에서 가장 깊은 물속과 넓은 수변을 끼고 있어 수심이 깊은 곳에서 배들이 정박했다가 밀물 때 서울 마포나루로 다녔다고 한다. 지역민들에게도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마근포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어디가 마근포구인지 알 수 없었고 철책 너머의 한강만 볼 수 있을 뿐이었다.

1919년 근대지도에 조강 일대 김포지역 3대 포구인 마근포(오른쪽부터), 조강포, 강령포 위치가 나타나 있다. 이곳은 서울로 가는 배들이 포구에 정박하는 게 아니라 수심이 깊은 곳에서 대기하던 장소였다. 이곳에선 주로 웅어와 새우, 깨나리, 뱀장어 등이 많이 잡혔다고 한다. 김포 일대엔 매운탕 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 많다. 메뉴는 주로 참게, 황복, 민물매운탕이다. 임진강과 한강이 합수한 후를 조강이 불렀다. 조강,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강이름이다. 

10151402 아직도 머나먼 전류리포구를 향해 부지런히...

이곳은 김포평야이다. 넓은 들에 논이 펼쳐져 있다. 농로를 걸어가던 중 철새들의 사열을 받았다. 중국 주석 시진핑이 전승절에 군대 사열을 하면 각 부대는 큰 함성과 함께 경례로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을 얼마 전 TV를 통해서 봤다. 마치 군부대 사열을 하듯이 내가 지나가면 각 논에 앉아있던 철새부대는 차례로 큰 소리를 내며 하늘로 군무를 펼친다. 지구를 종횡하는 비행군단의 사열은 길 가는 나그네에게 종종 이루어진다. 괜찮은 기분이지만 녀석들을 귀찮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10151435 석탄리철새조망지
10151545 전류리 포구

오늘의 목적지 전류리포구에 도착했다. 드디어 한강 하류의 소박한 포구를 보나 기대했지만 실망스럽게도 철책 너머로 배 몇 척이 보일 뿐이다. 이곳은 완벽히 군의 통제를 받고 있고, 당연히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일반적인 모습의 포구가 아니다.

 

'전류 顚流 '는 '물이 뒤집혀 흐른다'는 뜻으로 이곳에서 바닷물과 강물이 하루 두 번씩 교차하며 뒤섞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전류리 포구는 한강 하구에 위치한 포구로 기포대교에서 북방어로 한계선까지 고기잡이가 가능한 김포 한강의 최북단 어장이다. 20여 척의 어선들의 내수면 어업으로, 어부들은 그물질을 통해 잡은 수산물을 사람들 앞에 정직하게 내려놓고 아낙들은 잡은 만큼 수산물을 파는 자연산 전문 포구이다. 전류리 포구에서는 봄이면 숭어, 웅어와 황복, 여름이면 농어와 장어, 가을이면 살진 새우,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참게가 잡힌다.  

 

전류리 포구는 한강 너머 북한 개풍군과 마주하고 있는 군사지역이다. 조류를 잘못 타 북쪽으로 넘어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병대의 허가를 받은 27척의 어선만이 눈에 잘 띄는 붉은 깃발을 달고 조업을 해야 하며, 매번 군부대 초병에게 출항신고를 해야 한다. 배는 엔진 출력 60마력까지 허용되고 있다.(포구 안내문 참조)

 

아직 오후 4시가 되지 않았지만 여기서 멈추기로 결정했다. 근방에 모텔이 하나 있어 숙소로 정했다. 근처에 식당(양평해장국)이 하나 있지만 아직 남은 행군식량(어제 산 치킨)이 있어 방으로 직행했다. 이제부터는 내일을 위한 휴식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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