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길 6코스는 통일동산에서 낙하 IC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길이가 10.9km이고 약 4시간이 걸리는 난이도 '보통'의 길이다. 임진강 하류의 습지를 조망할 수 있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파주 프로방스마을을 지나는 구간이다.


10월 17일(금) 초새벽에 잠에서 깼다. 아직 움직일 때가 아니다. 새벽하늘이 밝아져야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다시 잠을 청한다. 이번 걷기 여행은 내일까지다. 서울에서 조카의 결혼식이 있다. 갈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걸을 생각이다. 6시를 넘겨 커피를 한 잔 마시고 길로 나왔다. 오늘은 어디까지 가야 할까? 오후에 결정하자. 일단 출발이다. 6코스는 파주 통일동산 성동사거리에서 시작된다.


프로방스 마을을 지나면 한강을 따라 난 자유로를 만난다. 걷기 코스도 자유로를 바로 곁에 두고 북진한다. 그런데 이 길을 걷기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다. 소음 때문이다. 사위가 조용하기 그지 없는 곳인데 자유로를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량에서 품어내는 굉음은 굉장히 신경에 거슬린다. 차소리만 없다면 너무나 걷기 좋은 길인데... 넉넉하게 서해로 흘러가는 한강과 강 주변의 숲과 들판은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그러나 자유로를 질주하는 차들이 이 모든 것을 망쳐 놓았다. 짜증스럽다.

생각건대 이것은 아마 '평화누리 자전거 길'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DMZ평화의 길 개통 이전에 자전거길은 이미 있었다. 나중에 조성한 '평화의 길'을 편의상 자전거길에 병합해 버린 것 같다. 자전거로 달리는 것과 사람이 걷는 것은 천양지차이다. 걷기는 감수성이 고도로 고양되는 행위이다. 자전거와 달리 주변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걷기이다. 6코스를 지나 7코스 종점인 임진각까지 비슷한 환경이 이어진다. 임진각까지의 걷기 코스를 재설계하여 한강과 멀어지더라도 숲과 마을과 들판과 개천을 지나는 길로 이어지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한국의 대표 걷기 길인데 조금씩 개선해 가야 하지 않겠는가?



평화의 길7코스는 낙하 IC에서 임진각 관광지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길이가 12.1km이고, 약 4시간이 걸리는 난이도 '보통'의 길이다. 황희가 임진강 하류의 절경을 감상했다는 정자 '반구정'이 있고, 임진각에는 평화를 주제로 조성된 평화누리공원이 있다.


6코스 종점 낙하리 아랫말에 도착했다. 평화의 길 6코스는 코리아둘레길 중 뒤에서부터 몇 손가락 안에 꼽힐만한 길이다. 임진각까지 가는 7코스도 거의 다르지 않다. 그나마 날씨가 좋다는 건 위안이고 황희 정승의 '반구정'과 임진각이 볼거리이다. 임진각에 도착하면 점심 식사를 해야겠다. 7코스도 자유로 구간은 가능한 배제하고 걷기로 한다.




반구정(伴鷗亭)은 고려말기와 조선초기의 문신이며 명재상인 방촌 황희(?村 黃喜,1363~1452)선생께서 1449년(세종 31) 87세의 나이로 18년간 재임하던 영의정을 사임하고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를 벗 삼아 여생을 보내던 곳이다. 임진강 기슭에 세워진 정자로 낙하진에 인접해 있어 원래는 낙하정(洛河亭)이라 하였다. 반구정은 '갈매기를 벗 삼는 정자'라는 뜻이다. 한국전쟁 때 모두 불타 버렸고, 1967년 크게 고쳐지었다.

입장료를 내고 '반구정'을 둘러보다.(관광지 유료 관람은 드문 경우이지만 지친 몸을 쉬어가는 의미에서...)




임진각 도착 후 식사를 위해 종합관광센터까지 들어갔다. 두부집에서 식사를 한 후 코스 지름길을 찾다 드넓은 임진각 공원을 완전히 한 바퀴 돌고 말았다. 뺑뺑 돈 거리도 만만치 않고 시간도 많이 허비했지만 구경한 셈 치고 다시 코스로 겨우(?) 나왔다. 가외로 걸은 거리는 약 3.5km이다. 식사 시간을 포함하여 약 2시간을 허비했다. 날씨는 점차 흐려지고 곧 비가 올 것 같다.



평화의 길 8코스는 예약노선이라 갈 수 없다. 우회로인 8-1코스를 걸어야 한다. 이 코스는 임진강역에서 출발하여 율곡습지공원까지의 길로 길이가 10.2km, 약 3시간 30분이 걸리는 난이도 '보통'의 길이다. 임진강역에서 출발하면 대부분이 논길과 마을길이다. 코스에서 약 200m 떨어진 장산전망대에 오르면 임진강과 초평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음이 약간 바쁘다. 이미 시간은 많이 지났고 비는 흩뿌리고 있다. 8-1코스 종점인 율곡습지공원까지는 조금 무리인 듯하다. 더욱이 종점 근처엔 숙소가 검색되지 않는다. 즉 모텔이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화석정 근처에 모텔이 하나 있다. 전화를 하여 방을 예약했다. 이제 큰 걱정은 없으니 푸근한 마음으로 길을 걸으면 된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비가 제법 세차게 내렸다. 빗속을 걸어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 프런트에 자판기가 있다. 컵라면 하나를 뽑아 방으로 올라갔다. 4일차 일정의 끝이다.
'DMZ평화의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DMZ 평화의 길 11코스(파주 적성에서 연천 구미리) (0) | 2025.11.09 |
|---|---|
| DMZ 평화의 길 9,10코스(화석정에서 황포돛대 나루터까지) (0) | 2025.10.25 |
| DMZ 평화의 길 4,5코스(전류리포구에서 파주통일동산까지) (0) | 2025.10.23 |
| DMZ 평화의 길 2,3코스(문수산성에서 전류리포구까지) (1) | 2025.10.22 |
| DMZ평화의 길 1코스(강화에서 고성으로) (1) | 2025.10.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