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글들은 걷기 기행문이다. 수 일 간에 걸친 걷기 여행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기억과 느낌을 되살려 글과 사진을 이 블로그에 올렸다. 그리고 다시 배낭을 메고 길로 나서곤 했다. 2022년 3월, 첫 발을 내디딘 해파랑길부터 시작해 남파랑길, 서해랑길 그리고 DMZ평화의길까지, 어쭙잖은 감상까지 덧붙인 기행문의 마지막 페이지가 내 앞에 있다. 그러나 그 마지막 페이지는 쓰지 않기로 했다.
DMZ 평화의 길 걷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블로그를 정리하다 순간 멈추었다. 양구부터 동해바다까지 달랑 몇 코스만 정리하면 블로그는 마무리되지만 마음속에 있던 회의감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 동안 의미를 부여했던 둘레길 몇 km를, 몇 개의 코스를, 어디 어디를, 얼마간 걸었는지가 모두 부질없다는 생각이 맘 속에 가득 차 오른다. 우리 땅을 한 바퀴 빙 돌았다는 뿌듯함은 결코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긴 시간 동안 그렇게 긴 거리를 걸은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오랫동안 '놀러 다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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